언론보도
술술 넘어간다고? "님아, 그 잔을 건네지마오"
Name관리자
Date2018-07-09
Hit114


연이은 경기 불황과 치열한 취업 경쟁 등으로 인해 대학가 낭만이 많이 사라졌다곤 하지만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대학생들에게 있어 여전히 설레는 축제의 계절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축제=술'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성립된 가운데, 5월 대학가 축제 시즌을 맞아 '교내 주점 금지령'이 내려지자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주장을 펼치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주류판매업 면허를 득하지 않은 자가 주류를 판매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인천의 한 대학교 학생회는 지난해 봄 축제 때 면허 없이 술을 판매했다가 과세당국의 조사를 받고 벌금을 납부했던 전례도 있습니다.

정부가 대학가 축제 주점 운영에 이렇게 직접 개인한 것은 유례없는 일입니다. 매년 대학축제 기간 술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가 벌어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어쩔 수 없이 강경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부 학생들은 너무 갑작스런 통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간 적지않은 논란 속에서도 이어져 내려오던 관례였는데 갑자기 단속 통보를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다수의 학생들이 주류 판매 금지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주를 사실상 강요했던 대학가 술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는 곳도 더러 있어, 이번 기회에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형국입니다.

군 제대 후 이번 학기에 복학한 대학생 김모(24)씨는 오랜만에 참여하는 대학 축제 준비로 한동안 설레 밤잠을 설쳤다. 그러던 중 '주점 내 술 판매가 불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고 적지않게 당황스러웠다. 김씨는 "결국 주점에서 간단한 음료만 팔기로 했는데, 학생들이 술을 외부에서 구입해 가져와 마시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축제 안에서 술은 사라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 1일 교육부가 국세청의 협조 요청을 받아 각 대학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 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을 전국 각 대학교에 발송했다. 교육당국은 공문에서 "대학생들이 학교 축제 기간 주류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며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주세법을 위반해 벌금 처분을 받는 걸 예방하고, 건전한 대학 축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이처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부터 크고 작은 축제까지 대학교 내 문제가 되고 있는 과·폭음을 방지하기 위해 술 없는 대학 OT 및 축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세대, 중앙대, 국민대, 명지대, 서강대 등 많은 대학의 축제 일정이 몰려 있는 이번주 캠퍼스 음주 문화는 어떻게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가 축제 '주류 판매 금지령' 논란…건전음주 화두로 떠올라

최근 교육부와 국세청의 협조 공문으로 대부분 대학교 주점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생들은 외부 마트에서 술을 사오거나 다른 주점에 술 구매를 대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바뀌면서,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과·폭음 등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대학 축제에 참가했던 대학생 A(23·여)씨는 "예나 지금이나 대학가 술문화는 여전하다"며 "최근 달라지곤 있지만 술버릇이 고약한 선배들의 폭음은 여전하다. 후배들이 뭘 보고 배울까 싶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캠퍼스 내 음주로 인한 문제를 줄이고,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교에서 '술잔은 천천히 술자리는 짧게' 슬로건을 바탕으로 건전음주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는 '쿨 드링커(Cool Drinker)' 대학생 홍보대사와 이달 말까지 전국 20개 대학교에서 △여러 번 나눠 마시기 △주위 사람에게 술잔 돌리지 않기 △물 자주 마시기 △2, 3차 강요하지 않기 △술자리 마칠 시간 정해두기 등 건전음주 중요성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쿨 드링커 캠페인은 2009년 시작해 올해로 9회째 맞는 캠퍼스를 직접 찾아가는 대학생 대상 건전음주 캠페인으로, 대학생 홍보대사들이 요즘 유행하는 한복 체험과 건전음주 윷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이 쓰이는 #먼저가오 #강요마오 등 하오체 메시지를 더한 조선시대 컨셉트의 SNS 이벤트를 기획해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캠페인에 재미요소를 더하고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투명 포토카드를 활용해 축제 현장에서 ‘나는 쿨 드링커’라는 것을 알리는 인증샷 놀이가 반응이 좋은 편이다. #디아지오 #쿨드링커 해시태그가 적힌 프레임안에 인증샷이나 건전음주 팁을 찍어 개인 SNS에 포스팅하는 활동을 통해 대학생들이 즐겨 사용하는 채널 내에서 캠페인 효과를 높이고 있다.

쿨 드링커 홍보대사 9기로 활동하고 있는 영남대학교 박모(25)씨는 "축제 기간 내 술 판매 금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데, 대부분 그 취지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홍보대사들이 함께 준비한 '님아 그 잔을 건네지마오' 프로그램에 대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우리 스스로 학내 건전음주의 중요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어 뿌듯하다"고 전했다.




◆"대학교는 금주중? 여전히 과음중!"…캠퍼스 건전음주 관심 '高高'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2월 전국 대학생 1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캠퍼스 음주 문화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54.6%)의 대학생들이 건전음주 교육이 가장 필요한 대상으로 자신, 즉 대학생을 꼽았다. 대학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음주를 경험하고, 음주습관이 형성되는 이 시기가 건전음주를 배우기에 최적기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10명 중 9명은 건전음주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대학생 10명 가운데 3명만이 '건전음주 교육을 받았다'고 답해 사회 전반에 건전음주 교육이 아직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번 설문을 진행한 서희주 차장은 "디아지오코리아는 2009년부터 캠퍼스 내 건전음주 문화 조성을 위해 쿨 드링커 대학생 홍보대사를 선발하는 등 전국 주요 대학교에서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쳐왔다"며 "'술 없는 대학교'를 만들어 가자는 분위기 속에서 음주가 시작되는 대학생에게 표준잔의 개념, 표준잔으로 주량 계산하는 방법, 알코올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건전음주 실천법 등을 담은 '드링크아이큐(DRINKiQ)' 건전음주 교육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씩이나 됐는데 아직도 술을 못 마시냐'는 일부 선배들의 꼰대스러운 외침은 과연 언제쯤 사라질까? 당국이 칼을 빼든 이번 기회에 대학가에 건전한 음주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