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외로움과 게임 중독
Name관리자
Date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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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하면 나아지겠지 허용, 위험한 전략, 예방이 최선


여름 방학이 다가온다. 아이들은 방학이 즐겁지만, 부모님들은 달갑지 않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컴퓨터 게임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요즘 부모 자녀 갈등의 50% 이상은 아마도 이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J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J는 공부를 썩 잘해 가족과 친척은 물론 학교에서도 온갖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랐다. 원하는 대로 특목고에 입학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경쟁이 심한 학교에서 첫 학기에 생각지 못한 성적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더욱 힘든 것은 이런 감정을 토로할 친구도 없는 기숙사 생활이 몹시 우울했다. 공부 잘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관심을 받아오던 아이는 노력하지 않아도 주변에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친구 사귀는 법도 모르고 학원을 다니면서 사귄 친구들과도 감정을 교류해 본적도 거의 없었다.

기숙사 안에서 이런 외로움을 달래려 시작한 것이 컴퓨터 게임이었다. 기숙사 사감님의 눈을 피해 노트북으로 시작된 게임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사실 특목고 준비를 하면서 J의 집에는 초등학교 때 이후 아예 컴퓨터를 없애 버렸었다. J는 처음 맛보는 게임의 세계에 자제력이 없이 무방비로 빠져들었다. 자기 조절을 못한 상태였던 거다. 아이의 상태를 모르는 부모는 아이가 표정이 점점 없어지니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가 보다 라고만 생각했다. 급기야 선생님도 알게 되고 게임을 제재하니 아이는 욱하고 화를 내며 학교에서 나와 버려 징계를 받을 처지가 됐다. 뒤늦게 게임을 통제하려는 엄마에게 심하게 반항하고, 심지어 욕을 하고 밀쳐버리기도 했다. 게임 중독 상태였다.

다른 중독의 경우처럼 게임 중독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게임을 하는 시간을 아이와 부모 합의에 따라 정하고, 아이가 스스로 시간을 의식하게 하는 게 좋다. 아이가 주로 하는 게임이 무엇인지도 부모도 관심 있게 보고 대화도 나누어 본다. 아이 방에 컴퓨터를 절대 들여 놓지 않아야 하지만 J의 집처럼 컴퓨터를 아예 없애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가 적당한 자제력을 키우지 못하게 된다. 어떤 부모들은 게임을 질리도록 실컷 하면 나아지겠지 하며 허용해 보지만 위험한 전략이다. 게임은 라면처럼 절대 질리지 않는다.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중독성 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게임중독은 병존 질환이 있을 때는 단시간 내에 드라마틱하게 좋아진다. 우울증, 불안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등의 질환이나 부모 자녀간의 심리역동적인 명백한 갈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경우이다.

이호분(연세누리 정신과 원장,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sid1=all&arcid=0012531785&code=6117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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